판교의 단독주택 택지들은 대부분 70평대의 면적이 주를 이룬다. 거기에 건폐율에 맞게 건물을 앉히고 나면 남는 대지는 35평. 그 중 건축 한계선 이격하고 주차장 빼고 나면 마당은 15평 전후로 남는다. 그 정도의 마당이라도 잘 가꾸고 다듬으면 빡빡한 도심지에서 녹지 속에 사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강아지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한쪽에는 연못과 텃밭도 가꾸는 ‘전원주택’의 느낌이기에는 부족한 크기이긴 하다. 그러다 보니 마당에 잔디와 꽃, 나무를 심기보다는 석재 등의 마감재를 덮어 실내의 공간이 바깥으로 연장된 것 같은 중정 내지는 테라스들을 선호하는 경향도 많다. 바쁜 일상에서 마당을 가꾸고 돌볼 여유가 없는 젊은 세대의 가정일 경우 특히, 회색의 석재로 마감된 테라스보다는 푸른 잔디마당이 어쩌면 관리를 해야 하는 숙제처럼 보이지 않아 더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할 수도 있다. 단독주택 '재재'도 그러한 가족을 위해서 만들어진 집이다. 잔디마당보다는 도로 면에서 살짝 올라가 거실에서 연장된 테라스가 있는 집. ‘재재’는 이 집의 두 아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이름이다.